연극&뮤지컬

연극 [70분간의 연애] ★★★★★ (대학로 하모니 아트홀)

garami0 2015. 7. 1. 21:45
어제 70분간의 연애라는 연극을 봤습니다.

솔직히 , 요근래 재미없는 연극들을 너무 많이 봐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습니다.

사실 요즘 연극들은 특정한 기대감을 가지기가 힘듭니다.
연극 선전을 위한 팜플렛이나 웹사이트 정보등을 보면 어떤 연극들이나 선전내용들이 다 비슷비슷 그게 그거인것 같아서 말이죠. 특히 이 연극과 같이 로맨틱 코메디라는 쟝르를 선두로 내세운 연극들 선전은 다 똑같이 느껴집니다. 연극선전을 보고, 아 이거다! 선전만 보고선 이거 꼭 봐야해! 하고 필받아 본적이 없습니다.

모든 선전내용이 진부하게 느껴지는 제 문제일까요? 광고문구에 각 연극의 독창성을 예비 소비자들에게 적절히 전달하기엔 역부족인 관계자분들 탓을 해야 하나요? 다른 빵빵한 티비나 영화등의 선전효과와는 견주기 어려운 왜소한 수요공급 시장을 보유한 현 연극계의 현실탓인가요?

이유야 어찌됐든 팜플렛보면.....내용은 다 어디서 들어본것 같은 줄거리고. 로맨틱 코미디면 로맨스 플러스 코미디, 그것도 코미디중심일거다 싶고. 대학로 소극장 규모답게 알뜰한 숫자의 캐스팅멤버.

그럼 왜 연극을 계속 보느냐? 왜냐면 겉은 대충 똑같아 보여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연극이름을 제목칸에 써놓곤 서두에 연극선전이 어쩌고 저쩌고 쓸데없는 얘길 시작한건 이 연극에 공정치 못한 처사죠. 왜냐면 솔직히.....대충 포장은 다 똑같아 보이길래 내용은 보지도 않고 예매 땡. 무작정 보러 간거였거든요.

그리고 이 연극과 같이 기대치 않고 가서 나이스 서프라이즈! 를 주는 연극을 만나면 정말 좋습니다.

어떤게 좋은 연극을 만드는 걸까? 제가 연극 전문가는 아니니 남들에게 뭐라 썰을 풀긴 그렇지만, 의외의 즐거움을 주는 연극들 엄청 실망감을 주는 연극들....이런저런 연극들을 보면서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봅니다.

좋은 연극? 전 개인적으론 우선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고 봅니다. 극본의 견고함이 최우선이고. 그 다음은 연출,구성, 그리고 연기?

기본적으로 공감할수 없는 주제및 내용, 또는 진부한 스토리 라인, 유치한 수준의 대화를 바탕으로 한 극본으로 아무리 세련된 연출로 포장 그럴듯하게 하고 극구성 열심히 짜집기해본다 한들, 연기가 뛰어난다 한들, 그 연극이 좋게 느껴질수가 있을까 싶기 때문이죠.

그건 물론 연극에 한한 얘기는 아니지만,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많은 연극이 영상매체를 이용한 티비물이나 영화보다 극본에 치중하는 비중이 더 커지지 않을까? 다른건 극본이 별로면 영상미나 특수효과등으로 많이 커버가 되기도 하죠.

어쨌든 요즘 연극들을 보면서 대체적으로는 연기자들 연기가 극본수준을 훨씬 웃도는 경우가 많다고 많이 느꼈습니다. 요즘 연극 연기자분들 연기 다 잘하세요.
근데 극본은...어떤 연극보면..이건 극작가가 초등학교 수준이냐..아니면 관객을 초등학교 수준으로 보냐....하는 연극도 꽤 많아요.
보고나면 돈 아깝죠. 아까울까 걱정되서 안보고 말아?...가 대충 요즘 연극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아닐지....

솔직히 가격도 만만챦은데, 영화같은 경우는 미리 프리뷰및 리뷰가 많아서 개인선호에 따라 신중히 선택했을때 판단오류 여지가 적죠. 그러고도 꽝이면 그 영화가 진짜 꽝인거고.
근데 연극은..요즘 다 인터파크에 리뷰써달라고 모든 연극마다 끝에 연기자분들이 관객들에게 부탁하는거 보면, 아마 인터파크가 요즘 연극리뷰및 평점 대명사처럼 여겨지는것 같은데.

인터파크 평중 작품에 대항 비호감평은 한 30개중에 겨우 하나 나올까 말까. 이거보면 꽝인 연극은 물론이고 좀 별로다? 하는 연극도 거의 없음. 그리고 나도 봤던 어떤 연극들에 대한 평을 보면.....이거 다 초등학생이 쓰시나요? 싶음.....선전 알바생들? 그 분들이 썼다고 믿기도 어려움. 알바하려면 초등학교는 졸업해야 하는거 아닌가? 어떤 연극보고 저렇게 써놔서 사람들을 파멸의 길로 인도합니다. ㅎㅎ.

솔직히 별로다 싶은 연극보고 누가 여기가서 로그인하고 어쩌고 쓸데없이 시간쓰고 굳이 악평또는 졸평을 남기겠습니까? 남기는 사람이 치사해지는거죠. 아마 보고 좋았어야 남겼겠죠. 근데 이거보면 관객수준이 이 정도니깐 연극도 이 정도 수준으로 하나? 싶은 생각도 많이 듭니다. 죄송하지만.
제 수준이 잘났다고 절대 주장은 않겠고 선호도나 취향이 다른덕도 물론 많이 있겠죠. 어쨌든 솔직히 개인 블로그니 개인 블로그답게. 안그럼 뭐 일기장에 쓰거나 아예 말을 말아야죠.

솔직히 요즘 공개 데이트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나이 많이 드신분들은 연극, 특히 이런 소극장 연극들은 거의 안 보시는게 현실이니, 관객 타겟 연령이 그만큼 낮아진 탓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제목은 70분간의 연애 써놓고 맨 옆길.ㅎㅎ

70분간의 연애. 내용을 한마디로 하자면 남자 여자 우정이냐 사랑이냐? 소위 태고적부터 많이많이 우려먹은, 또 앞으로도 끊임없이 우려먹을 오래오래된 주제라고 할까요.
하지만 중요한건 아마 이 한마디에 다 안 담겨지는 속내용이겠죠.

너무 자세하게 들어가면 스포일이고. 사실 대충 메인 스토리 라인은 짐작이 가죠. 이런 주제는.

결론은......
아이구~~ 관객을 초등학생수준으로 대접하지 않아주신 극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극본 잘 쓰셨어요.
대화? 정말 성인수준다운 원숙미. 견실하다고나 할까요?
구성? 연극의 시간 공간적 제약을 타이트하게 아주 잘 이용했다 싶음. 그리고 두 주인공만 나오시는데 오히려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하게 느껴짐.
연기? 너무 좋았어요. 특히 여자분 연기가 섬세하게 많이 잘 표현되었다고 느껴졌고. 제 생각엔 이 분은 100퍼센트 완벽함을 좀 더 추구하셔도 좋을듯.
그리고 춤 정말 잘 추시네요. ㅎㅎ

팜플렛 선전에 90년대 향술 느끼게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데....글쎄요...그건 워낙 개인경험 차이라는게 있어서. 그런 구성요소, 도구들은 꽤 있고요.

전 개인적으로 중간중간 장면 넘어가는 부분처리시 선정된 음악들이 너무 맘에 들었음. 분위기있고 감성지수 높은 음악들 덕분에 극장면 전환이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극에 빠져들게 하는 분위기 고조에도 상당히 효과적으로 느껴졌음.

70분간의 연애.
제목은 좀 심심한게 솔직히 제목을 바꿨으면 싶음. 뭘로는 모르겠음. '우리 친구쟎아'....뭐 이런거? 이 제목은 연극 지속시간이 70분이라고 하는것 같지 않나? 실제는 한 한시간 3~40분 합니다.
어쨌든 견실한 극본을 바탕으로 견고한 구성, 충실한 연기를 보여준 연극.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웃기는 많이 웃었지만 전반적으론 은은한 드라마에 코믹한 요소를 군데군데 잘 섞은 식으로, 코미디가 로맨스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느껴짐.

이 연극은 정말 추천할만합니다. 이거야 말로 데이트할때 봐줄만한 연극이죠.

장소: 대학로 하모니아트홀.


역시 사진은 제대로 찍어야 해요.
멀리서 찍었드만.- -

김보경, 박상협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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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추천이고 비추천이냐? 그야 순전히 개인기준에 의거한 거지만 나중에 시간있을때 좀 더 쓸까싶습니다. 솔직히 연극은 너무 채터가 없어서 뭘 봐야될지 잘 모르겠음.

믿을만한 연극및 뮤지컬 평론가, 이것 저것저 다 리뷰해준 이런 사람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