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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김수로씨가 기획한 거라고 하네요. 바쁘신 분이군요 ㅎㅎ. 가끔가다 여기저기 김수로씨가 기획했다고 하는 공연들 선전을 봤는데. 한편으론 기획은 정말 재미있을것 같긴 하다는.

헤세의 그림들전인데 전 사실 처음엔 그의 문학작품에 대한 전시도 같이 하는줄 알고 덜렁 예약.

실제 전시는 헤세가 취미로 그린 그림들 중심인데, 헤세자신도 인정하지만 그의 그림 자체는 미술사 반열에 낄만하진 못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워낙 내면 갈등이 심했고 개인사도 좀 복잡했던 사람이라, 그림을 그림으로써 정신적 안정감과 평화감, 균형감을 찾는데 많이 도움을 받은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문학작품과 달리 그의 그림은 주로 주변의 풍경묘사가 대부분으로 상당히 평화스러움. 이 전시도 그런 그의 그림의 명상, 치유적 역할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며, 전시공간도 여유롭게, 군데 군데 작품들 앞에는 푹신한 일인용 의자들을 많이 배치해 관람객에게 한숨 돌리시고 좀 쉬다가 가세요하는 분위기. 그것도 좋네요.

전시되어 있는걸 보면 그의 그림들은 실제 사이즈론 굉장히 작은 사이즈도 많은것 같음. 조그맣게 노트등에 열심히 정교하게 그린듯한 분위기? 거의 수채화인듯.
어쨌든 전문가가 아닌 제 눈으로 보기엔 그림도 참 잘 그리셨다는 생각.

이 전시가 다른 전시들과 달리 좀 특이했던건 그림들을 디지털화했다는것. 커다란 영상 화면에 그의 그림이 투사되고 그림에서 묘사된 사람들등이 막 움직이고 하는걸 보여주는데 그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네요.
실제 다른 유명미술작품들을 나중엔 이렇게도 전시할까? 작품해석상 이견이 있어 예술의 integrity 문제가 대두될수 있으니 좀 어렵겠지만, 현존 작가의 경우는 작가가 직접 디지털 작업에 참여한다면 그것도 재미있을것 같긴 하다는. 디지털에 익숙해진 세대라.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관람했는데, 헤세의 삶과 문학작품, 그림의 배경에 대한 추가설명과 그의 시등이 인용되어 나옴. 그냥 시각적 감상보다는 주의가 좀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각 작품번호마다 선택해서 가이드를 들을수 있으니 좋았음.

헤세의 작품을 보면 작가가 굉장히 사유적, 성찰적이고 사람이 감수성이 풍부하며 예민할것 같죠. 그렇지 못하면 그런 글도 안 나오겠지.

청소년때 짝사랑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고 첫부인의 정신병으로 개인사 갈등이 많아서 융의 제자로부터 심리치료를 받았다는데. 아직도 우리나라에선 정신및 심리치료가 정립되어 있지 않은데, 역시 독일인가.

사실 헤세의 그림 그리기는 소위 그의 자가 미술 심리치료가 아닌가 싶음. 미술심리치료라는 것도 참 매력적인 접근이 아닌가 생각되요. 직업으로서도 그렇고 심리치료를 받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사실 우리나라는 심리, 정신치료에 아직 이질감을 많이 느끼는데, 전 사실 이런걸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접근해야한다고 적극 지지는 하는데. 하지만 사기꾼은 조심하셔야 함. 자폐증 어린이를 가진 부모에게 사기치는 자폐증 치료 학원장도 봤음.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그 가족을 상대로 못된짓 하는 사람들을 보면......참........할말이 없죠. 막말로 그런 사람들은 왜 사나 싶음.

이 전시는 또 다른 전시들과 달리 사진을 맘대로 찍을수 있게 해줘서 신난다고 열심히 찍음. 이런건 내 개인 앨범에 좀 담아두고 싶어지죠.

헤세가 여러 명언들을 남겼는데 그 중 하나 가슴에 와닿는 문구가 있어 사진을 찍어뒀건만.

그런데.....이건 오역임. 지금쯤은 고쳐졌는지 잘 모르겠네요.

The truth is lived, not taught.
이걸 '진리는 살아 있으나, 길들여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석해 놨는데, 웬 오역?

The truth is alive (즉 not dead) 와 The truth is lived 는 다른 뜻인데.
이건 '진리라는건 살아져야 하는 거다, 가르쳐질수 있는게 아니다' 라고 해석할수 있는데. 수동태라 직역하면 한국말이 이상해지니 의역을 하자면, '진리란건 몸소 삶으로 겪어야 한다. 누가 가르칠수 있는게 아니다 (혹은 남이 가르친다고 배울수 있는게 아니다.)' 정도로?

별게 다 눈에 띄었네......뭐 어쨌든 오역으로 헤세가 뜻하는 바가 다르게 전해지지 않았으면 해서 굳이 언급했습니다만, 솔직히 왜 이게 이렇게 오역되어 붙어 있는지 이해는 좀 안감. 이게 어디 구석쟁이에 쪼끄맣게 붙은 주석 정도도 아니고, 헤세의 서재란 큰 제목의 커다란 포스터에 헤세 명언을 번역해 놓은건데. 순간적으로 잘못 보셨나?

꼬투리 트집잡는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이건 별로 쪼끄만게 아니라 생각됨. 요즘은 일이 많이 분업화되어서 그런지 이런 실수가 많은게 종종 눈에 띔.

전엔 제나 할러웨이 선전 포스터를 봤는데 unchartered territory를 '규제되지 않은 영역'인가로 해석해 놨는데 실제 뜻은 uncharted territory 고 '개척되지 않은(unexplored) 영역'으로 해석해줘야 합니다. 실제 unchartered 는 전혀 다른 뜻인데 요즘은 스펠링이나 발음이 비슷해선지 영어에서 종종 uncharted 대신 쓰기도 하는것 같지만, 본래 의도한 뜻은 uncharted 라.

어쨌든 헤세가 그림들을 굉장히 많이 그렸다고 합니다. 그의 그림들외에 헤세 문학작품 원본 책들, 자필 편지와 엽서등, 헤세 생전 모습 사진들, 다른 예술가가 그린 헤세의 초상화, 독일에 생긴 헤세 박물관 및 그의 서재도 보여주는등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서 재미있게는 봤는데.
솔직히 헤세야 작가로 유명한 분이니 문학부분 전시물을 많이 확보 못했다 해도, 공간도 넓은데 강사들 초대해서 헤세 책 일부분 읽고 관람객들과 좀 얘기할수 있는 시간 같은것도 만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 현실적으로 전문강사 초대비는 너무 비싸서 어렵나? 그럼 독일문학 공부하는 대학생, 대학원생 아르바이트 쓰면 안되나? 어차피 특별히 전문적으로 강의 들으러 가는게 아닌 담에야.

주 전시는 1층이고, 2층엔 독일에 생긴 헤세 박물관과 서재 얘기, 이 전시 만든 사람들 얘기, 기념상점, 기념적으로 사진 찍는 공간, 어린이 놀이 공간등이 있었음.

전체적으로 관람객들에 대해 여러모로 배려하려고 노력한듯 세심한 텃치가 엿보이는 배치들이 인상적이고, 힐링적이라고 선전하는것 같은데, 제가 갔을땐 관람객이 많이 없어서 한가했을 뿐 아니라 곳곳에 배치한 푹신한 방석및 의자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다른 전시들과 다르게 독특. 어떤 전시들은 가면 돛대기 시장 같아서 사람들 헤치고 다니는게 너무 힘든지라.

아이들을 위한 공간엔 헤세 그림 색칠하기 이런것도 있었는데, 기념품 스토어에 그런게 있었나....있었으면 샀을텐데 못봤던것 같음. 색칠공부는 특히 참 좋은 아이디어 같았습니다. 어른들도 하고 싶죠.ㅎㅎ
기념품 상점은 모든게 너무 비싸고, 책 이외엔 살것도 없어서 좀 아쉬웠음.

멍청하게 플래쉬 킨채로 사진을 찍어서 엉망인 사진이 많았음. 바보.
이럼 사진도 잘 안 나오고 다른 사람에게도 방해되니 피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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