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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22
    연극 [조씨고아,복수의 씨앗] 4
  2. 2015.11.22
    2015 한국마임 - [전봉준],[블랙 클라운],[운수 좋은 날]
  3. 2015.09.15
    연극 [연애를 부탁해], [럽스타그램]
  4. 2015.09.13
    연극 [애정빙자 사기극]
  5. 2015.09.12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때] (제 10회 여성 연출가전, 2015) 2
  6. 2015.09.12
    넌버벌 퍼포먼스 [파이어맨] 2
  7. 2015.09.07
    연극 [백묵원- 유전유죄 무전무죄] (여성 연출가전 제10회, 2015) 4
  8. 2015.09.05
    연극 [그녀를 축복하다] (여성 연출가전 제10회, 2015) 2
  9. 2015.09.05
    연극 [말들의 무덤]
  10. 2015.09.05
    영국 글로브 극장 [햄릿]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 <공원은 공연중>프로젝트, 2015.8.16)

조씨고아란 작품에 대해선 책을 읽어 보거나 드라마, 영화를 본 적도 없으니, 내용만 조금 들은 풍월만 있는 얕은 수준이었는데, 어쨌든 연극 관람당일 아침, 문득 이런 생각들었습니다.

인생지사 일장춘몽이야. 그렇게 죽을동 살동 아둥바둥해봤자, 알고보면 다 별거 아닌 꿈 뿐이야.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딱 찝어 말하기 어려운게, 제가 조씨고아 작품 주제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바가 있던 것도 아니었고.....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때문에, 저도 의식 못하고 있는 사, '복수', 이 문제에 생각이 고착되어 있었지 않나 추측하게 될 뿐.

그리고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 꿈에 박정희 대통령이 나타나신다면 뭐라고 할까......이런 웃긴 생각까지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근혜야.......내 딸아. 내가 세속의 탈을 벗고보니, 당시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었나 깨닫게 되었구나. 인생지사 한낱 끔같은 거란다. 당시엔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되던 것들이, 그렇게 미련을 가지고 아둥바둥 붙잡으려고 죽을동 살동 매달렸던 것들, 한낱 미미하고도 미미할뿐인 세속에 묶인 어리석은 존재의 미련과 집착, 욕심 뿐이었다는걸 깨닫게 되더구나.
너도 아직 한낱 세속에 묶여있는 몸. 네 심정을 내 이해는 한다. 나 역시 세속을 떠난지 몇십년이건만 여전히 애비로서의 욕심만은 깨끗이 구어내지 못했는지, 네가 애비와 똑같은 과오를 저지르진 않길, 이 애비보단 백배 천배, 백만배 현명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내길 바라게 되는구나.

ㅎㅎㅎ. 아.......아무리 내 상상의 산물이라해도 상당히 재밌는 발상이란 생각이 듦. ㅋ. 자화자찬 얼씨구나~.
제가 그림을 잘 그린다면 풍자 단편 만화같은걸 그려서 여기에다가도 한번 올리는건데. ㅎㅎ
시도해볼까 생각중.

어쨌든, 국립극단의 작품이라니 좀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글쎄....그럭저럭 괜찮았다고나 할까.

솔직히 별건 없지만 공연 관람후 느낌이랍시고 몇개 좀 쓰다보니, 관람후 대충 맘에 남는 여운을 되씹어보며 생각만 하고 넘어갔을때완 달리, 이렇게 저렇게 걸리적 거리는게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예를들어 관람한 공연들을 죄 한군데 모아놓고 전체 공연들에 휘둘러댈수 있는 일괄적인 잣대에 의해 (소위 객관적이란 탈을 쓴), 얘는 극본, 연출, 연기, 구성, 무대장치등에 의해
총점 얼마니깐 별 몇개, 쟤는............이런식으로 평가가 되는게 절대 아니란 사실을 깨달음.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보통 전문가들의 영화평을 보면 그렇쟎아요. 오락성이 강조된 작품은 작품성 높다는 영화에 비해서 한결같이 평점이 낮은거.

어쨌든 제 경우는, 진짜 무지 주관적이지만, 그냥 가볍고 편하게 볼수 있는 연극들은 그 나름대로 무거운 주제를 가진 작품들은 그 나름대로, 작품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바를 목적에 맞게 충실히 구현해줬고 관객인 나의 기대감에 충분히 부합해주고 재미를 줬느냐 아니냐 식으로 평가가 된다고나 할까.

어쨌든 이 작품은 특별히 나쁘진 않았지만, 국립극단 작품이라고 해서 많이 기대한 것엔 못 미쳤기 때문에 특별히 아주 좋았다고 말하기도 좀 어려웠음.

조씨고아는 사실 역사적 대서사시라고 하는데, 사실 어떤 얘기이든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합니다.

이 작품은 단면적으로 일부 일부 잘라서 들여다 본다면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일단은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 관객들을 극 전반에 걸쳐 무겁게 꾸욱 눌러주는 카리스마가 있음.
그리고 단면 단면 아기자기하며 섬세한 텃치로 비극적 서사시에 희극성 양념이 좀 가미됨. 예전에 '변강쇠 점찍고 옹녀' 극에서도 느꼈지만 고선웅 연출가님은 디테일에 섬세한 텃치를 가미하시는데 좀 일가견이 있으신 듯함.

문제는, 단면적으로는 괜찮지만, 전체적 극 구성력이 좀 떨어진다고 느꼈달까. 서사 전개 방식이 기승전결 균형감이 부족했고(앞을 너무 질질 끎), 전체와 부분의 조화력이 약하고, 전체 스토리를 이끄는 힘의 강약조절이 부족하다고 느낌. 곁가지가 너무 많다보니 중심기둥에 굵직굵직한 부분들에선 좀더 힘있게 받쳐주지 못해 효과가 떨어지는것 같았습니다. 확 정신없이 휘둘러줘야 하는 중요 대목들이 크게 강조되는걸 별로 못 느끼겠음.

연기 부분에서 큰 문제로 느껴졌던건,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는데 이 극의 주인공격인 정영이나 조씨고아의 연기는 특별하게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못했다는것. 정영이나 정영아내 연기는 진득함이 부족하게 느껴졌고, 조씨고아의 경우는 이 극에선 희극성을 많이 살리는데 인물 구현이 웃긴것도 아니고 너무 어중간하며 다른 인물들과 화해적이지도 못함.

극의 근간 내용으로 조씨고아를 살리기 위해 정영이 자신의 아들을 대신 희생시키는 부분에선, 정영이 많은 이들에게 설득 당하지만 특히 자신 내부의 심리적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충분히 살려지지 못했다 싶어,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게 보여졌고.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은 정영이 조씨고아에게 여태까지의 사건을 그림족보같은걸로 설명하는 부분. 관객에겐 반복되는 얘기라 지루하기만 하고 정영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이나 이걸 처음 듣는 조씨고아 인물탐구, 배경상황이나 사건에 이를 통해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주는 건 하나도 없던데......굉장한 시간낭비 같았음.
2막의 근간내용으로 여태껏 친아버지같이 사랑하고 받들었던 양아버지가 사실은 자신의 족벌의 원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복수를 향해 달려드는 조씨고아 인물의 구현은 희극성이 너무 강조되어 심리적 갈등과 화해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고.
결말인 '복수는 무상하다' 부분은 개인적으로 공감은 하지만, 서사 앞부분에서 너무 질질 끈 까닭에 뒤를 서둘러 마무리하는 분위기라 역시 힘이 좀 떨어짐.

글쎄 너무 많은 인물을 등장시켜서 그런게 아닐까. 국립극단이라서 이 인원을 다 써먹어야 되서 그런가? 굵직하게 메인스토리를 꽉 잡고 이어나가는덴 사실 이 많은 인원이 별로 필요없었다 싶음. 아기자기한 맛은 있는데, 사실 이 연극이 아기자기하자고 보는건 아닌지라....옆에 왔다갔다 인원들까지 캐릭터를 살려주려니 오히려 좀 산만했다 싶음.

무대장치는 상당히 간결했는데 어쩔땐 여백의 미가 지나치게 느껴질 정도였음. 무대가 많이 바뀌는데 병풍같은 것으로 좀더 살려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음.







And

이 공연은 공연내용상 좋긴 했는데, 한편 상당히 이해가 안됐던 점이, 어린아이들이 볼만한 공연이 아닌데 유치원생이나 초등생정도의 어린아이들이 부모님들 따라 많이 관람온 점.

개의 독자적 공연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심각하고 어두운 내용의 '전봉준'과 '운수좋은 날'의 두 공연 사이에 샌드위치격으로 코믹한 내용의 '블랙 클라운' 마임이 끼워져는 구성. 개의 프로그램이 너무 어두운 내용이라 긴장 이완용으이렇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나 볼수도 있긴 한데, 어쨌든 너무 다른 성격들의 공연이라 그외 이유라면 좀 무리가 있긴 함.

세 프로그램중 어린아이가 볼만한 공연은 블랙 클라운 하나였는데, 이건 물론 아이들이 더 좋아할만한 공연이었지만, 그 외 두개의 프로그램은 성인대상 공연이 아닐까 싶었는데, 왜 어린아이들한테 표를 판거지? 다 초대로 온건가?
초대라면 그럭저럭 이해?
어린아이들과 같이 관람하기를 장려하는 PR을 해서 어린아이들한테 표를 팔았다면 공연주최측이 양심불량이었다고 생각됨. 솔직히 표를 사는 관람객들에게 애들이 볼만한건 블랙 크라운 하나라고 적어도 미리 경고해줬어야 한다고 봄.
관객대상은 공연내용에 따라 특정적이라.
제가 임의적인 잣대로 함부로 얘기하는게 아닌가 절 나무라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아마 공연중 내내 아이들이 엄마 아빠보고 "저 사람 왜 저래?" "뭐하는거야?" 하고 묻는걸 들으셨다면, 그리고 공연 진행상 방해가 될까 혹은 본인들도 다 잘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는 어려워 부모님들이 쩔쩔매며 곤란해하시는걸 보셨으면, 저와 같은 마음이 들지 않으셨을까 생각.
아이들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좀....
아이들은 이해가 안되는 것들 알고 싶어해요.

어쨌든 전 개인적으로 마임을 그리 잘 알지는 못해 제대로 다 이해는 못했지만, 마임도 참 재미있는 쟝르라고 생각은 하기 때문에 이번기회에 한번? 하고 보러갔음.

마임이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에게 그리 친숙한 쟝르가 아니지만, 미국같은 경우는 친구들과 게임하고 놀때 charade라는 걸 많이 합니다. 아마 미드나 영화에서 좀 보셨을지도.
예를 들면 다수 구성원으로 편을 갈라서 단어나 구절 또는 영화나 책제목 같은걸 마임으로 연기해 많이 맞추는 편이 이기는 게임인데, 소위 일반인이 즐기는 마임게임임. 뭘 해도 게임이라면, 특히 편갈라 먹고 마구 경쟁하면서 하면 재미짐. ㅎㅎ. 전 개인적으로 그 게임이 우리나라 대중 놀이문화에도 소개되어 많이 유포되면 참 좋을것 같다고 생각.

어쨌든 공연 내용은, 처음엔 한 남자분이 나와서 전봉준을 마임으로 표상. 좀 짧은 거였는데 이게 여러가지 표상된 마임 이미지가 제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섞이는 통에, 솔직히 시간이 좀 지난 현재에는 세세하게 쓸수 있을만큼 기억이 안남.

두번째 블랙 클라운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영화에서 많이 보던 식으로 광대가 등장하는 마임. 마술사같이 풍선등으로 여러 트릭을 선사하면서 웃기는 광대. 어린아이나 어른 할것없이 관객을 무대로 끌어내 마임의 즐거움을 실제로 체험할 기회도 주고, 보는 관객들에게 대리 참가감을 느끼게 하며 즐거움을 선사. 어린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대히트였음.

세번째는 현진건님의 운수좋운 날을 마임 드라마식으로 보여준것 같음.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건 원작에는 없는데 인력거꾼 마누라역이 강조되어 그녀의 심경을 무용으로 묘사. 이게 특히 한국무용을 전공하신듯한 여배우님에 의해서 너무나 애절하게 한맺힌, 애끓는 듯한 아름다운 한국무용으로 표현되는게.........아!!!!!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렵게 너무 좋았음. 여배우님이 너무 예쁘고 고우시기도 하지만 한국무용은 정말 여기서 딱이야! 흠.........정말 한이 되겠지......남편을 두고 애까지 두고 이렇게 맥없이 죽어 떠나야 하다니.
여기선 오브제 기법도 사용. 오브제는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일상용품 같은걸 작품에 본래의 용도와는 다르게 작품에 사용해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상징적 기능의 물체라고 하는데, 이 극에선 커다란 살 없는 바퀴프레임같이 생긴걸 사용해 이걸로 인력거도 표상하고, 때론 죄수들의 벗어날길 없는 현실같은걸 표상하는 쳇바퀴등 같은것 등을 표상하는듯 했음. 어쨌든 이 커다란 바퀴덕에 작은 무대가 더 작게 느껴짐.

어쨌든 재미있게 관람.

어디선가 마임배우가 마임의 가장 큰 매력은 여백의 미 라고 한 인터뷰를 봤습니다. 맞아요............ 여백과 침묵의 미 속에서 한편으로는 고요한 평정감을 느끼며, 그 잔잔한 수면위 상상력의 날개짓은 더 힘있게 더 크게 들리는 듯도 합니다.
요즘같이 진심도 없고 알맹이도 없고 행동력도 없는 말말말에 지칠땐 마임의 미를 기억해야겠음.

And
[연애를 부탁해]

뭐 그냥 볼만하긴 했는데 이것도 너무 여기저기서 나온 진부한 상황에 진부한 스토리에 별로 웃기지도 않고. 괜히 쓸데없이 여기저기서 빌려온거 짜집기 하는데에 시간을 너무 할애, 군더더기가 넘쳐 흘러서 바다됨.
주인공 여자의 연애학 강사라는 직업에 스토리가 중심을 딱 잡고 연애학에 대해 제대로 된 강론 하나라도 좀 들어봤으면 좋겠음. 말만 연애학 강사면 뭐하나? 이건 작가가 연애학 강론을 펼쳐보일 레파토리가 하나도 없어보임.
연애학 강사, 이게 우리 나라엔 직업으로 정말 있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엔 있다고도 들은것 같은데....확실히는 모르겠음. 어쨌든 내가 그녀보단 연애학에 대해 할말 더 많을거 같으니 이게.....정상이 아닌 상황인거지.

한가진 있었음.
여자가 맨날 남자보고 "너가 먹고 싶은것 먹으러 가면 돼. 난 아무거나 다 좋아" 해놓고 남자가 이거먹자 하면 이것도 싫어, 저거먹자 하면 저것도 싫어.......그리고 뒤통수 쥐나게 또 "너가 먹고 싶은것 먹으러 가면 돼. 난 아무거나 다 좋아" 할때, 남자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한다 하고 연애학 강사가 강의 뭐라뭐라.........

그런식 얘기가 좀 많으면 좋쟎아?


[럽스타그램]

수상한 흥신소 3탄 70분간의 연애를 재미있게 본지라, 이 두 작품을 기획한 익스트림 플레이의 또다른 연극이라고 해서 봤는데. 평도 아주 좋아보였고. 그런데..

꽝꽝꽝!!!

평이란게...이게 믿지말자 공산당임.
(기존 표현을 빌린것뿐)

이 기획사의 로맨틱 코미디들이 좀 센스있구나 했더니, 이 연극은 뭐 완전 구식 90년대 얘기임. 처음부터 끝이 훤~하게 지구 끝까지 다 보일뿐 아니라 그나마 센스있는 구성과 연출도 없고.
억지웃음 유발하자니, 연기하는 본인들도 민망해 연기중 몸을 배배 꼬는데, 보는 관객은 그럼 어쩌라구?


And

이것도 사실 탁 끌린건 아닌데....뭐 어쩌다가.
로맨틱 코메디 연극들을 너무 많이 봤다 싶음. 이런 연극들이 꽝인 경우는 진짜 봐주기가 힘든게, 뭐 하나 건질게 없어서. 그런데 제 견해로는 진짜 말 안 나오게 꽝인 게 널린것도 사실인데, 솔직히 그런 연극들이 존재하는데 투자되어야 할 자원이 아까움.
그런데 이날따라 이 연극엔 좀 나이 많으신 분들이 관람을 많이 오심. 왜일까? 보통 로맨틱 코미디 연극은 데이트차 나들이 나온 젊은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어쨌든 이걸 보고......그래 이런애를 진짜 엽기적이라고 하는거야. ㅎㅎㅎ

엽기적인 캐릭터, 엽기적인 독특한 스토리 라인, 엽기적인 구성이 연극의 매력이지 않을까. 적어도 전 그런것에 더 끌리는것 같습니다. 물론 너무 엽기적이면 제 이해능력이 안 닿거나 감당 못하게 부담스러워지기만 하는것도 사실이지만.
적어도 quirky 정도는 되어야? 일상적인 캐릭터나 평범한 일상 스토리 라인과 구성이야 TV 드라마에서 맨날 하는건데, 뭘 그걸 돈주고 연극까지 보겠냐가 솔직한 심정임.

[엽기적인 그녀]라는 연극을 봤었는데, 그건 애가 별로 엽기적인 게 없어서 짜증만 났고.
(리뷰 엽기적인 그녀)

어쨌든 이 연극의 스토리는 좀 황당하긴 하죠. 이걸 어떻게 풀까가 좀 궁금해지고....잘못 풀면 이런건 보통 폭삭 파산하기도 함.

메인 스토리는 헤어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작가지망생인 그녀(A)가 어느날 옛 남자친구(A-1) 되찾기 대작전 수행 결정. 그녀의 옛남자친구(A-1)의 새 여자친구(B)가 전에 사귀던 옛 남자친구(B-1)를 어쩌다 알게되고. 자신의 옛 남자친구(A-1)를 되찾기 위해 그(B-1)를 꼬셔서 우린 전생의 인연이다 설득하는 사기극 진행.
부호로 써야 안 헷갈리지 않을까. 전 사람이름 잘 못 외움.

뭐.......이런 사기가 통할까 생각이 좀 들기도 하고, 전체 스토리 라인은 보통 대충 예상하시는대로 흘러감.

그런데 연극을 보면서 솔직히 주인공 그녀(A)역 맡으신 분에 반함. 꺄~ 너무 엽기적이야. ㅎㅎ.
이 분이 겉으로 보기엔 전혀 안 그럴것 같은데 너무 능청스레 웃기고 엽기적으로 연기를 소화해 내셔서.
영화 미저리에서 설정을 좀 따오지 않았나 추측.

너무 자세히 들어갈건 없고 몇가지 생각나는거.
(스포일이 각정되시는 분들은 과감히 건너뛰기)

- "드세요" 이게 지금도 생각나서 너무 웃김. 그런데 전 사실 이거 제일 마지막 부분에서도 기다렸다는. 마지막 부분에 안 넣으신건 작가님이 미스하신것 같음.

- 사기극을 벌린건 좋은데 그렇게 해서 어떻게 옛 남자친구를 되찾겠다는 의도인지 연결이 좀 잘 안된다는. 이게 소위 직접적 복수가 아니라 좀 삥 둘러 복잡단계로 작전을 짜서 이런 발상이 나왔다는건데. 발상이 엽기적인 건 좋은데 나름대로의 개연성은 있어야.

- 일은 잔뜩 만신창이로 벌여놓고 끝에 수습은 어떻게 할까 궁금했는데, 의외로 뒷 수습을 재미있게 마무리 지으신거 같음. 엄격히 말해서 들어본 이야기긴 하지만, 식상스럽고 진부하게 느껴지진 않더군요.

- 군데군데 아기자기하고 풋!하게 웃기는 코믹요소가 많이 잘 배치. 이런건 연출의 힘인가?
"드세요" 도 그렇고, 옛남자친구(A-1)가 맨날 그의 새 여자친구(B)붙잡고 허리굽혀 눈 맞추며 "우리 ~~ 해야해." 하는것도 너무 웃김. 후자는 항상 관객의 관람각도를 생각해 주셔서 무대위 자리배치를 해주시고 더욱 심각하게 해주실수록 효과는 배가되지 않을까.

- 좀 맘에 안 들었던건 이 극에선 조연들 역할과 사이드 스토리가 상당히 활발한데, 훨씬 줄이셔도 좋을거 같음. 특히 조연들이 좀 억지로 웃기려고 노력하는 부분들은 간지럽기만 하고 주의가 분산되게 옆으로 새기만. 군더더기가 너무 많음. 굳이 그러시지 않아도 충분히 웃기지 않나 싶음.
연기 비판은 사실 인신공격같이 들려서 별로 안 하는 편인데, 이 극의 조연들 연기나 발성, 발음은 좀 약하기도. 특히 조연 여자역 하신분의 연기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서, 노련미가 좀더 필요하시지 않을까 추측.
(인신공격 의도는 아닙니다.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여자 귀여운척 하는 그 특정 제스쳐 있쟎아요. 뭐 비비꼬면서 나 귀여워? 어쩌고 하면서 애기말 하는거. 이거 탁 없애버렸음 좋겠음. 여기저기 모든 로맨틱 코미디 연극서 너도나도 다 써대는지라 인제는 보면 짜증만 더 남.

- 선물이 의외로 신선하군요. ㅎㅎ. 후원 받으신건가 싶은데, 뭐 그 정도 광고야 얼마든지 귀엽게 받아들일수 있죠. 근데 그 정도 선물이면 인심 팍 쓰셔서 더 많은 관객한테 주실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

옆에서 떠드는건 아랑곳, 플래쉬 여기저기서 터지니 일부러 포즈 취해주시느라 바쁘신 여주인공역 배우님. 센스 있어 보임.




And
이게 내용을 자세히 안보고 예매했더니.....이런 내용이었군..... 보면서 후회. 아는사람이 재밌다길래 한번 봤더니.

왜냐면 연극이 그냥 너무 일상적이고 독특하게 느껴지는게 하나도 없어서. 이런 내용은 그냥 드라마에서도 쉽게 볼수 있는 내용 아닌가?

특별히 연출이 스타일이나 텃치가 독특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뭐 좀 아기자기?

내용은 노처녀 백수딸과 둘만 살고 있는 엄마. 딸 때문에 맘고생, 그리고 양자로 키운 아들이 있는데.......스포일을 피하는 의미에서 이 정도 쓰는데, 솔직히 끝도 처음부터 보였다는......
그런데 나중 딸의 결혼은 웬.....? 흠...이게 영화엔 좀 나오는 스토리 라인이지만 실제는 엄청 비현실적이라. 이 연극에서 특별히 개연성을 살렸다고 볼수도 없고.

엄마 역할을 하신 배우님의 연기는 좋았다고 생각.

한가지 놀란건 의상교체. 좀 복잡한 의상교체가 엄청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게 거의 패션모델 수준인듯. ㅎㅎ







And
Non-Verbal Performance 의 쟝르에 속하는 작품인데 이 쟝르에 속하는 작품들도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정통 마임극과는 다른 퍼포먼스 스타일인데, 어쨌든 언어에 많이 의존하는 보통 연극들과 달리 분명 여러 장점이 있죠.

무언극하면 역시 찰리 채플린이 먼저 떠오르네요. 무언으로 그렇게 다양한 상황, 감정, 의사 표현이 가능하고 또 그렇게 코믹하게 연출해낼수 있다니.

특히 아직 어린 꼬마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온 가족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넌버벌 성격상 어린애들에게 접근이 쉽고, 특히 파이어맨의 화려한 액션동작 이미지와, 소극장 연극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꽤 화려한 무대장치, 소방관복등이 어린애들의 주의를 끌기 쉬울것 같죠. 관객중 어린 꼬마들이 아주 재미있게 관람하는것 같아서 괜히 저를 비롯한 관객중 많은 어른들이 더 흐뭇하게 느낌.
제가 본건 한여름이었을때라 배우들은 땀을 무지 흘리시지만, 보는 관객은 더운 여름에 확실히 이런 역동적인 무대활동이 엄청 시원하게 느껴짐.

극의 전체 구성은 좀 간단하고 전체를 묶어주는 스토리가 있다기보단 소방서에서 일어나는 몇가지의 상황연출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소방서에서의 훈련생활, 그 안의 간단한 로맨스, 인명구조의 기본적인 지침훈련등을 보여줬는데, 주로 배우들이 공중에서 돌기, 높은데서 떨어지기등등 활동적인 액션과 여러 코믹요소들을 삽입해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

나름대로 장점도 많고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추천과에 넣긴 했지만, 사실 아쉬운점도 꽤 있었던 작품입니다. 그야 뭐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좀더 개선된다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느껴지는 작품. 소재만 해도 상당히 좋죠.

일단 어린이들이 보기에 약간 부적절한 장면이 몇개 있었던것 같은데 그런건 그냥 과감하게 빼버리는게 좋지 않을까. 특별히 필요하지도 않고.

가장 중요하게는 소방관들을 소재로 하는데 왜 실제 화재상황서의 인명구조 작업을 무언극으로 보여줄수 없는지는 별로 이해가 안감. 참여 배우 인원도 많고 셋팅도 충분히 활용하기 좋은데. 인명구조 상황을 전체 스토리 구성상 메인 스토리로 중심을 잡고, 주변에 자잘하게 훈련생활, 로맨스 상황들을 같이 엮어주면 어땠을까 싶음.
여러 상황을 에피소드적으로 짜집기 하는데 어째 레퍼토리가 많이 없어 고민된다는 분위기가 좀 풍기더라는. 목욕장면이 그렇고, 폐활량과 스모크적응 훈련때문에 밀폐공간에 들어가는건 마술프로그램서 많이 본거. 이게 코믹 버젼이었지만. 그런데 실제 소방관서 이런 훈련을 하는진 좀 궁금하긴 했음.
어쨌든 소방관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생활적인 측면에서만도 일반인이 잘 모르는 다양한 레파토리 소재가 있을테고 이를 좀더 다양하게 구성해봤어도 좋을것 같았다 싶었음.

또 이렇게 날라다닐수 있으려면 보통 연극하시는 분들보다는 무용과가 아닐까 추측되기도 하는데, 무언으로 상황표현이나 감정표현등에는 좀더 섬세한 연출과 연기가 필요해보이기도. 활동적인 액션동작도 안무 레퍼토리는 좀 단순해 보였음.

이걸보고 되레 찰리 채플린을 비롯, 옛날 무성영화들을 다시 보고싶은 생각도 듦.


And
이건 [그녀를 축복하다]를 보고 인터미션후 상연된 연극.

원래 티켓하나가 두개의 공연을 커버하는 거였다는데 무식한 저는 그런줄도 모르고 하마터면 그냥 갈뻔했음. 사람들이 다 그녀를 축복하다 끝나자마자 냅다 1층으로 튀는 분위기였는데 (원래 연극은 5층에선가 하는거라), 다 담배피러 나가는 거였나? ㅎㅎ. 어쨌든 제 예정엔 없던거라 덤으로 같이 딸려온 느낌.
그래서 무식한 저는 (이건 반복해 써줘야 할 필요성을 느낌) 이 연극에 대한 사전지식없이, 별로 관심도 없이, 뭔지도 모르고 봤는데..........이건 그 뭣이냐.......러시아 신파극을 초사실주의 이런 이상한 연극형식으로 감싸 풍자하며 프리젠트하는 듯한 분위기 연극이었음.
나중에 찾아보니 브레히트라는 유명한 독일 극작가 작품이라고 함. 허! 왜 이렇게 러시아 분위기냐? 독일 사람들은 보통 좀 건조형으로 많이 생각되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열정적이고 감정적이라 그런가, 시대상황 분위기도 그렇고 러시아를 떠올리게 함.

확실히 제가 좋아할만한 스타일 연극은 아니었고, 아마 특별히 연극 공부 전문적으로 하시거나 연극 매니아분들로 이런 형식을 충분히 감상하실 수 있는 능력있는 분들이 아니고, 저처럼 보통 분들은 별로 안 좋아하실 스타일 아닐까 추정.

한편으론 희곡 작가란건 알고보니 꽤 매력있는 직업이군요. 연극은 꼭 원래 희곡 그대로 극화되는게 아니라 시대가 바뀌면 바뀌는대로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서 극화되어, 세대를 초월해 매번 무한정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다니. 반면 소설이나 시 같은 작품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원작으로 읽어내야 하니, 아무래도 고어와 특정 역사적 현실에 매이는 경향이 있는데.

해서 이 작품은 현대 쇼셜 네트워킹 현상과 접목시켜 재해석한것 같음. 전체적으로 사건을 관통해 볼수 있는 또 하나의 관찰자 시각을 제공하는건가?

그런데 역시 번역작이라 그런가, 너무 언어가 어색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번역문 스타일이라 조악하게 들리고 이질감도 많이 드는데, 꼭 이래야 하나 생각. 또한 이런 형식의 연극을 보면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어 대중을 소외시키는거 아닌가 생각듦.
그리고나서 웹서취로 훑어보니 이 연극이 여러 방식으로 재해석되어서 많이 올려진 모양. 연극을 정통으로 공부하신 분들께는 이게 클래식이라 형식도 그렇고 계속 씹는 맛이 남다르셔서 그런가 보다 추측.

그런데 전 솔직히 이 연극이 뭘 말하고 싶은지는 대충 알겠는데, 이 극이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게 해석된건지는 모르겠지만, 꼭 이런 외국 번역작을 외국셋팅 그대로, 번역식 언어 그대로, 이질감 풀풀 나는대로 올려야 하나 의문이 듦. 여기서 말하고 싶은걸 한국 신파적으로 각색하면 훨씬 친근감 있고 창의적으로 신선하고 구성지게 재미지겠구만.

그리고보니 국립극장에서 창극과 결합한 버젼이 있음.
https://www.ntok.go.kr/user/jsp/ua/ua01_1db02v.jsp?menu_code=MA0130&page_nm=ua01_3db01l&page_alt=%C0%FC%C3%BC%C0%CF%C1%A4&pfmc_inf_idx=1014

이건 우리나라식인가? 근데 유투브 동영상보면 너무 화려하게 날라다니는 것같이 보이는게 엄청 산만해 보임. 극 준비 과정은 엄청나구나....멋있어 보이는데.
선전을 보면 이 버젼에선 낳은정 기른정, 모성애가 뭔가 촛점을 맞춘것 같기도 함.
제가 본 이 버젼에선 재판관 구현을 통한 사회풍자냐 신파내용이냐 뭐가 촛점인지 모르겠던데.

하지만 솔직히 우리나라같이 입양문제등에 유아 사고수준에 있는 나라는, 낳은정 기른정 얘길 하려면 그런문제부터 차분히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싶음. 이런 문제를 신파적, 풍자적으로 풀어서 마음에 깊이 와 닿을래나........의구심이 듦.
여자 남자 어느쪽에 문제가 있든 우리나라에선 보통 생식 결함 문제에 얽매여 자기연민에만 빠지기 바빠 입양등의 대안에 대해서는 생각 못하는게 사실 아닌가. 피는 물보다 진해서가 아니고, 피가 안 섞였으면 뼈빠지게 길러 봤자 결국 남이라는 사고방식에, 우리 아이들은 수요가 모자라 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니. 허! 쓰고보니 이 표현도 현실만큼이나 모질군요.
내 피 섞인 자식은 남 안되나.
캐서린 하이글 (어글리 트루스 여주인공역)이 한국인 아이 입양해 키우고 있다는것 아마 들어보셨을텐데, 부모님이 입양하신 자신의 형제중 하나가 한국인이라서 한국애를 굳이 택해 입양했다죠. 이런것도 국위선양축에 들어갈까 .... - -;; 뭐 막말로다가 입양된 자기 형제가 한국인이라서 한국애는 죽어도 입양 안 할거야 하는것보단 낫겠지...?? - -;;
외국에선 이제 자기 애가 있어도 입양아를 또 들이는 판인데, 우린 수출만 줄창 하고 있음. 그런 점에서 차인표 신애라 부부같은 분들은 참 선구자적 역할을 하시고 있다고 많이 놀람. 사회적으로 깨인 분들이심.
자기 아이만 옹야옹야 할게 아니라 이미 어떤 식으로든 이 세상에 나온 아이들을 모두가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연대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열심히 사방팔방으로 샜다가 다시 돌아와서.....
또 한가지 문제는 무대장치.

이게 바닥이 신문지 자른게 엄청 깔린거였음. 연기자들이 여기서 뒹구는 수준이니 엄청 먼지가 날린다고 입장전 관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줬는데. 관객은 한번 보고 마는거니 그런대로 괜찮지만 매일 이 무대에서 연기해야 하는 연기자들은 어떡하나, 오지랖 넓게 걱정함. 건강은 한번 해치면 회복 못하는걸. 저예산이라고 꼭 이래야 하나? 호흡기 장애 있는 사람은 관람도 못하겠음.

그런데 여자 주인공 하신 분의 연기가 특히 마음에 들어서 눈여겨봄. 본인 역을 너무 진솔하고 설득력있게 연기해주셔서 신파를 싫어하는 저 같은 관객도 끝까지 붙들고 극을 관람하게 해주심. compelling 이란 단어가 저절로 떠오름. 연기 호흡이 빠르게 느리게 강하게 약하게 페이스 조절이며 리듬감이 있어, 진득하고 맛깔스럽게 밀고 당기는 맛이 있음. 이런 분은 TV 사극 연기를 해도 정말 잘 하실것 같음.

그리고 궁금해서 인터파크 평을 보니 어떤분도 저랑 동의해 이 점을 특별히 언급해 주셨네요. 그런데 예전엔 인터파크 평이 왜 이렇게 다 신빙성 떨어지냐 싶었는데 좀 심각한 연극엔 관점이 뚜렷하고 색깔있고 진솔한 여러 좋은 평도 많네요. 호........

(인터파크 티켓 상세 정보서 빌려온 사진)

여주인공이 강해진씨군요.

아츠닥역과 시몬역 하신 분들말곤 실물과 사진이 다 달라보이네요. 왜지? ㅎㅎ. 웃기다.
And
여성 연출가들은 아무래도 연극계에선 소수그룹이라 (물론 연극계뿐은 아니지만) 아마 특별히 기획전을 하는거겠죠. 신진연출가(YB 6팀-레드)들과 기성연출가(OB 5팀- 블루)들이 참가한다고 함.

처음 표 팔때는 인터파크티켓 사이트에서도 연극에 대한 상세정보가 없어서(특히 신진 연출가들 작품) 조기예매를 하려고 해도 할수가 없어 너무 짜증났었는데, 지금은 대충 정보가 채워진것 같습니다. 죄송하지만 이런건 기획자분들이나 홍보팀이 비판을 좀 받아야 한다고 생각.

실정이 어려워 TV나 신문에 광고를 팡팡 때리지 못하는건 이해해도 티켓파는 몇 안되는 사이트에 조기예매시에 맞춰 상세정보도 올리지 못할 정도로 준비가 미진해서 될런지? 연극계 학생들이나 관련직종에 있지 않는 저같은 일반인 중에서도 주제에 따라 관심이 있을수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올것 없고 아는 사람들끼리 하는 축제이니깐 굳이 상세정보 만들 필요 없다인가? 그럴걸 뭐하러 티켓사이트에 올리나 싶음. 아는 사람들끼리 나눠 팔고 뿜빠이하지. 쓰고나니.....자료는 받았는데 제대로 빨리 업데이트를 안한 인터파크측에 책임이 있었다면 쓸데없는 말, 죄송합니다.

어디선가 유명한 연출가님이 관객을 구걸하느라 직접 호객행위까지 나서야 했던 상황등 엎친데 덮친격 연극계 어려운 실정을 토로하시는 걸 봤는데, 전 사실 TV 나 신문등의 대중매체탓을 함.
영화도 사실은 엄청 호객행위 해대죠. 영화인들이 TV 토크쇼에 나와, 시사회 열며 홍보해, 프리뷰 기사및 배우들 인터뷰 기사 넘쳐, 유튜브에 홍보 비디오 올려, 외국 메가급 영화배우들도 직접 내한 홍보하고 가는 형편에. 모든게 범람 지향이라 신중한 선택이 불가결하다보니 역시 광고가 중요하군요. 뭐 이렇게 여러 정보가 범람한 사회에서는 뭘 선택하든 정보가 손 닿는 곳에 있어야지.

미국의 NY Times는 각종 문화정보덕에 주말엔 신문두께가 웬만한 잡지책보다 더 두껍습니다. 솔직히 아무도 다 읽는 사람 없을테고 역시 선택의 폭이 넓게 제공된다는게 중요해.
http://www.nytimes.com/theater/shows/all-reviews.html
다른건 다 제치고라도 연극과 뮤지컬 리뷰와 개막전 정보만 총 48개군요 (거의 리뷰임). 이게 한 주말에 몽땅 실린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역시 뉴욕타임스군. 문화 도시라고 주장할만 함. 이런건 좀 배워야 해. 제목과 사진만 봐도 재밌을것 같아서 그냥 한번 보다보니....허! 50 shades를 뮤지컬로도 만들었음. 야하겠다. ㅎㅎ. 흠...어떻게 뮤지컬화했을지 궁금하긴 하군. 비평과 상관없이 보고 싶었겠다.

이건 옆길도 아니고 완전히 뒷길로 샜음.

어쨌든 연극 [그녀를 축복하다] 얘기를 해야죠.

이건 사실 관람전 팜플렛의 메인 스토리만 훑어 본다면 웬 7-80년대 고전 부활? 하고 의문이 드는 내용입니다. 한 유부녀가 춤 배우러 갔다가 바람났다.
7-80년대 한국 유부녀들이 춤추러 다니다가 바람나다 열풍이 전국을 휩쓸었다고 하죠. 한마디로 앞 뒤 다 자르고 바람난 여자들만, 아니 그 당시엔 '실제 바람'은 안 피고 (흐흐. 써놓고 보니 웃김. '실제바람'?) 춤만 배우러 다녀도 죽도록 비난받았죠. 좀 먹고 살만해지고 가전제품등의 발달로 가사노동에 여유가 좀 생기니 여편네들이 헛바람만 들어서 나라 망조낼 짓거리들 한다고.
(근데 그럼 궁금한건 남자들은 왜 바람피는데요? 건전한 국가형성을 위해서? )

어쨌든 유부녀도 바람나기도/바람피기도 한다는건 (쇼킹!!) 이미 현실적으로 잘 알고 있는 얘기이지만, 실제 어디서든지 이 문제를 다루는건 굉장히 조심스러워합니다. 왜냐하면 같은 여자라도 저 똥물이 괜시리 나한테까지 튀길까, 남보다 더 먼저, 남보다 더 소리높여 창녀라고 삿대질해줘야 하니깐요. 그래야 난 깨끗해 보이지 않겠음? 여자들은 바람피면 양쪽에서 돌세례받는 완전 왕따되는거지만, 남자들은 바람핀다고 해서 사회적 고립과 소외 걱정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너 아직도 정력 좋냐고 종종 부러움 사기도 합니다. 헉!

어쨌든 연극 보기전엔 볼까말까 상당히 고민되던 연극. 제가 진부하게 얘기 풀어내는걸 제일 싫어하는데, 소위 통속적 내용이고 이런건 끝도 좀 빤한 경향이 있어서. 하지만 유부녀가 바람나다 스토리를 연극에선 얼마나 진부하지 않게 풀어낼수 있을지, 유부녀가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관객에게 얼마나 설득력있게 어필하는지, 과연 그녀는 관객에게 돌 안 맞고 사랑받으며 극을 마무리 지을수 있을지, 난 바람피고 싶어질까 바람피기 싫어질까.............특별히 여성 연출가 기획전이니 기존의 틀을 깨고 사람 뒤통수 팍 때려줄수 있나 궁금해서 봄. 그리고 솔직히 예전 한국의 춤바람이 불러 일으킨 사회적 반향을 생각해서도 이걸 소재로 그녀를 축복하다 타이틀이라....상당히 대담하고 도전적으로 느껴졌음.

빗속에서 나래이션을 하며 노래를 부르며,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 어떤 처량한 곡에 자작가사를 맘대로 붙여가며, 갈라지는 목청에, 음도 막 깨지는 세련되지 못한 솜씨로 불러대는 그녀의 노래는 그녀의 나래이션의 상당부분을 대체하는 듯. 확실히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이에 호소하는데 효과적인 장치. 이게 무슨 음률인지 어디서 들어본것 같긴한데 제가 음악엔 무지한이라. 그런데 극이 끝나고 나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이게 입에 붙어 한동안 흥얼. 허! 옆에선 미친 사람으로 알았을거야.

연극은 7-80년대 유행하던 쌍쌍춤이 아니라 클래식 무용(현대무용으로 봐야 하나?)을 도구로 설정하는데 탁월한 선택이라 느낌. 클래식한 무용동작의 선과 율동의 아름다움속에서 그녀는 선생님과의 첫 만남을 얘기.
선생님으로 나오는 배우분은 무용을 원래 좀 하시는게 아닐까.......몸매도 무용하시는 분처럼 멋있고, 동작도. 특히 점프력이 놀라움. 바지를 한쪽만 걷어 올리시는데 그건 각선미 자랑인가? ㅎㅎ.
역시 무용은 너무 멋있구나. 덜 쪽팔리기만 하면 당장 가서 배우고 싶음.
처음엔 왜 이렇게 관객앞에 달라붙나했더니, 관객이 거울이었음. 관객앞에 바짝 붙어 노련하게 무용동작을 사사하는 선생님 뒤를 수줍게 바라보며, 무용동작 자세를 교정해주는 선생님의 손길에 가슴뛰어하며, 그녀는 소녀같은 마음이 되어 짝사랑 시작.

연극이 상연되는 극장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인데 무대가 다른 소극장보단 좀 크고 무대 왼쪽 안쪽 구석에 소파가 있고 오른쪽에 의자하나 있는 이외에 무대는 거의 텅~ 비었는데 오히려 정적인 미가 있어 좋았음.

조명때문에 사진상으론 번쩍해 보이지만 실제는 아님. (공연 시작 전 사진)

그런데 이 공간에 자전거 등장과 함께 그녀와 선생님의 눈맞기 스토리 진행. 자전거 너무 좋아~. 얘가 제일 신선 번뜻.
확실히 무대장치가 화려하진 않지만 그녀의 집 무대가 되는 소파, 자전거, 의자, 관객등을 작은 도구로 잘 활용한 공간 미학이 엿보임.

연극에 사용되는 도구나 설정, 구현방식등이 센스있고 감성적,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하게 느껴짐. 여성연출가라선가.
의자 세 개만 사용해 그녀의 내면 갈등 - 남편이냐 선생님이냐 - 을 표현하는 방식도 좋았고, 남편과 선생님을 비교해 상상하는 장면 구현이나 아줌마 현실을 대표적으로 표방해주는 산더미 빨래 도구도 너무 웃김. 아놔~ 빨랫감이 많아도 너무 많음.ㅎㅎ. 이건 현실이야.

어쨌든 비현실적으로 선생님도 그녀를 진지하게 좋아하기 시작하며 그녀와 선생님의 바람피기 스토리 진행....뭐 솔직히 이렇게 잘 생기고 멋있는 독신 선생이 아줌마를 계산없이 좋아한다는거 현실적으로 쉽진 않쟎아요? 이렇게 예쁘고 몸매 예쁜(이라 쓰고 '엄청 마른'이라 읽어줌) 아줌마면 다르려나?

이후 전체 스토리는 대충 예상대로.

극의 도구, 설정, 갈등 구현방식 여러가지로 재미있게는 봤고 주위에 한번 보라고 추천하고 싶음.
여성 연출가의 감수성, 섬세함이 느껴졌고, 배우분들은 노련하게 감정표현 섬세하게 잘 그려내시고 있고 배우들간의 호흡과 케미스트리도 좋았고, 극 페이스 조절도 지나치게 서두르거나 쳐지지 않으면서 충분히 밀고 당겨주기 탄력성과 함께 강약효과가 있어 관객의 감정기복을 차분히 이끌고 있고, 소소하게 유머스럽기도 함.

하지만 솔직히 본인이 처한 여러 다른 상황마다 이 극을 어떻게 읽었는지가 더 궁금함. 저 같은 경우는 주제가 주제니만큼 바라는게 더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라 고백하고 싶습니다.
제가 원했던건 좀더 이열치열, 내면 갈등의 부딪힘과 내외 감정간의 충돌.
사실 그녀의 갈등과 아픈 마음에 감정이입되면서 눈물이 좀 그렁거리는데 펑펑 울게는 안 놔둔다 할까. 어째 펑펑 울고 싶었는데 못 울어서 미진한 느낌이 더 강함. 억지로 감정을 강요하듯 하는거나 괜히 감정 질질끌며 미련 너무 떠는 신파를 싫어하건만, 이 연극은 좀더 감정을 후벼파줬었으면 하는 생각.

해서 처음부터 이 바람은 잠깐 불었다 가는 바람이라고 전제하고 들어가는게 별로 마음에 안 들었음. 처음엔 좀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그녀를 많이 좋아하게 된 선생님은, 그녀의 결혼을 위협할 생각은 없으니 투정 조금 부리다가 일찌감치 뒤로 물러나 잊어야 할 사랑에 대해 마음아파하면서 자기연민에 빠지고, 그녀도 처음부터 돌아갈 자린 정해져있다 전제하는데.

그럼 왜 거기까지 가나?

이 사람이 특별하고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서 내가 믿어온 내 결혼에 대한 믿음을 뿌리채 흔들어 놓지 못하고, 새롭게 나라는 존재, 여자로서의 나에 대해 자각하고, 나를 포함해 주위 모든 것들과 사람에 대해 재평가하는 계기를 만드는데 꼭 이 사람일 필요도 없었다면, 왜 몹쓸 인간말종도 아닌 남편을 잊고, 그 사람에 대한 존중감을 잊고, 우리가 오래오래 같이한 시간들을 잊고, 우리가 같이 쌓아올린 것들을 잊고, 내 아이를 잊고, 그와 내 아이가 가슴아파할 것을 잊고, 거기까지 가나?
왜 짝사랑으로 끝내지 못하지? 왜 그냥 좀 가슴 설레고, 저 사람도 나 좋아하나봐 착각자체를 좀 즐기며, 선생님과 의미없이 좀 시시덕거리다 끝내지 못하지?

그 사람은 내가 특별한 사람이란걸 느끼게 해줘. 내가 정말 남자/여자라는 걸 느끼게 해줘. 일상에 젖은 시시하고 찌질한 남편/아내, 아저씨/아줌마가 아니고. 지금 내가 쓴 이 나라는 옷 벗고 새로 시작할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줘. 나도 다른 내가 되고 싶어. 난 헌옷 지긋지긋해. 새로 시작하고 싶어..........이거야 글쎄 남자들도 바람피면서 흔히 하는 변명이고. 남자나 여자나 상대 배우자가 바람 피면서 속 좀 썩어본 사람은 이 연극보고 더 열받을 수도 있을래나.

솔직히 제 생각은 냉혹한 현실지만 인정해야할건 인정해야 한다고 봄. 쓴 약이지만. 어떤말로 미화시키든........그만큼 기존 배우자인 넌 잠시든 아니든 잊을수 있었던 존재인 거지. 너에 대한 존중감은 그만큼 중요하진 않았던 거고.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고 싶은 과정에서 남의 소중한 마음은 상처 줄수도 있다는 걸 감수한거고, 그건 희생할수 있는 댓가라고 본거고.......그 정도를 어느정도로 가늠했던간에. 그 다음 배우자인 너의 선택은 그걸 삼킬수 있냐는 거지.

해서 바람핀 사실이 들통나면서 세 사람의 예상대로의 usual 댄스에는 별로 관심 안 갔고. 이게 실제 밀고당기기나 서로 뺨때리기, 키스 주고받기가 마구잡이로 오가는등 시끄럽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풍자적으로 이 연극에서 표현됐는데, 이 연극의 표현방식이 그런 의미를 시사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끝에 그녀의 선택도 맘에 안드는게. 이럴땐 그냥 관객에게 빅 물음표만 남긴채 끝냈음 함. 어떤면에선 그건 그냥 쉽게 빠져나가는 길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어째 김이 빠지는 걸요. 차라리 관객들에게 이런 저런 등장 인물들과 동일시하면서 나름대로의 결론을 유추하게 놔뒀으면 좋겠음.

해서 어쨌든 전 굳이 그녀를 축복까지 해줘야 할 이유를 여기선 찾지 못했습니다.

역시 기존의 조심조심하는 태도를 이 연극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결혼이란 물론 사회적 공식성 측면에서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도리상 절대 가볍게 여길 약속은 아니죠. 물론 당사자뿐 아니라 누구에게서나 극존중을 요구하죠.
하지만 결혼은 신성한 것도 아닌걸.
사람이란 참 위선적인 존재라 본인이 특별히 결혼을 신성하게 여기지도 않으면서, 어떤 이유로든 이혼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히 같은 여성들이 여성들에게 쉽게 돌을 던지는게 우리나라 현실인데.
뭐냐. 솔직히 나도 참는데 넌 못 참냐고 화풀이냐 의구심이 들기도 함. 배우자 하나만 생각하면 이혼하고 싶어도 이런저런 것들이 걸려 이혼 못 하는게 더 비일비재한 형편에.

한가지 형식상 마음에 안 들었던건 그녀의 동작중 나래이션이 너무 많았다는게. 사실 이건 춤과 무언의 표정 제스츄어 표현중 노래부르기로 채워줬으면 어땠을까 했음. 연극시간이 1시간으로 너무 짧아서였나?

그리고 뒤에 발레리나 의상은 왜지? 소녀같은 마음 표상인가? 글쎄 아마도 일부러 그런 거였겠지만 전 특별히 개연성을 못 느끼고 오히려 작위적으로 느껴졌음.

중견배우들이시라 그런지 연기가 다들 너무 훌륭하시네요. 역시 훌륭한 연기로 표현되는 연극의 생생한 현장감은 사람을 강하게 (압도하는 힘? 라고 썼다가 그보단.....) 극 상황에 빨아들이는 힘이 있습니다. 제가 연극을 보고난후 연극에 대해 되새겨보고 이 생각 저 생각 드는걸 두서없이 끄적거려 봤지만, 연극볼땐 푹 빠져서 보느라 별 딴 생각할 틈도 없었던게 사실임.


(밑의 사진은 단순히 이 연극정보 추가용으로 인터파크티켓 상세정보를 빌려옴. 선전되고 좋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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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무덤- 이건 사실 작년인가....재작년인가?에 본 것이지만 올해 다시 하는것 같으니 생각난 김에 몇줄. 예전 버젼과 다를 수 있으니 굳이 디테일하게 들어갈 필요는 없을것 같고, 사실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제 머리가 좋은것도 아님. 연극의 특성상 재공연하면서 이전 버젼은 수정된다거나 참가인력에 따라 재해석 되는 작업이 계속 이루어지는것 같습니다.

연극은 상설 공연하는게 아니면, 한번 그것도 보통 단기적으로 올려졌던게 언제 다시 재공연되는지도 모르게 불쑥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것 같아요. 매년도 아니고 몇년후 나타나기도 하고. 아마 연극의 열악한 실정때문이겠죠. 솔직히 연극 마니아나 연극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니면 아무도 못 따라갈 듯.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에서 제대로 프리뷰, 리뷰를 해주는것도 아니고.
솔직히 KBS 같은 곳서 여러 전시 공연 문화 광고를 공짜로 많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함. 질좋은 공연전 프리뷰 및 리뷰 프로그램도 많이 만들어 주고. 쓸데없이 내용없는 연애뉴스 프로그램 (이라고 쓰고 스캔들 가쉽 프로그램 이라고 읽음) 이나 바쁜 아이돌 어린애들 맨날 불러내서 쓸데없이 놀지만 말고. 이 자체에 특별히 이의가 있는건 아닙니다. 그냥 편하게 쉬면서 웃을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도 물론 필요한거죠. 문제는 지나치게 편향적이다보니 바보상자라는 말까지 나오는거죠.
솔직히 왜 TV서 전시 공연 프로그램 장려 안 하는줄 다 알쟎아요? 집에 앉아서 용팔이 보고 시청률 올려줘야 되는데 다 나가놀면 어떡하냐지.
한 가구마다 시청료 걷으면 그게 총 얼마인가, 총액이 궁금함.

원점으로 돌아와서.....어쨌든 말들의 무덤은 6.25 전쟁 당시 양민학살 사건에서의 참상을 목격한 여러 사람들의 녹취록이나 인터뷰를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함. 이들의 증언을 무덤에서 파내오듯 재현하는 식으로 구성된 연극이었는데, 이게 우리에게 익숙한 - 전체를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주는 구성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파편적 증언이 에피소드식으로 재현되어 엮여진 구성이라 취향에 따라 많이 지루하게 보실수도 있으시리라 추정됨. 그들의 증언들이 배우들에 의해 상징적으로 많이 구현되고 그와 함께 영상자료가 배경설명을 더해줌. 확실히 항상 생각하는거지만 연극에서 이런 영상자료를 같이 더 많이 이용하면 더 재밌을지 않을까......그야 뭐 제 좁은 소견인데.

어쨌든 전 개인적으로 여러 다양하고 실험적인 형식도 흥미롭게 느껴져 이렇게 구현할수도 있구나 재미있게 봤고, 이런 스타일은 연극에서나 볼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었음. 전쟁이 소재고 그 가운데 묻혀진 언어들이 난무하지만 정적이고 장중하게 우리의 마음을 누르는 느낌이며 말들의 무덤앞에서 숙연해지는 자신을 발견. 올해 올라온 <한강은 흐른다> 보단 이런 스타일이 훨씬 맘에 듦.

문제는 워낙 현장고증에 가깝게 재현하고자 해서 사투리가 난무하니, 말을 다 알아듣지는 못하겠다는. 사투리도 억양만 문제인가. 지방마다 다르게 쓰는 어휘가 있는건데 이게 당시 통용된거라 시대차적 난이도까지 더해져, 무슨 말인지 많이 못 알아들었음. 사투리도 못 알아들으면 그냥 외국말인데 요즘 사람들은 사투리 더 모르쟎아요. 자막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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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하고 미루면 이렇게 됩니다. 한참 지난 뒤 뒷북.
어쨌든 그냥 한번 써놓으려고 했던거니.

햄릿이야 내용은 이미 거의 아는거고 극화가 어떻게 되는지도 대충 아니 개인적으로 특별한 어필은 없었지만, 특별 영국 순회 극단 초청공연에 무료이지. 게다가 야외무대. 한밤의 셰익스피어라니 너무나 낭만적 느낌. 독특한 마법의 세계를 기대했더니 ......뭐냐 이거....?

비가 쏟아져도 이렇게 쏟아질수가 없음. 근데 내 이럴줄 알았음. 요 근래 날씨가 심상챦게 꾸무적 거리는데 언젠가 한번은 비오는거 아냐 걱정. 비오면 어쩌죠 스태프에게 물었더니 ....안 올거라 믿어요! 믿기만 하면 다 해결 되는건가. 사람들이 대책이 없음.
원래 이런건가. 천막지붕 제공 못하남. 그냥 감수구나.

극 시작하기 전에는 비가 좀 그칠까 싶어 공연을 지연시켰는데, 기다리는 동안 배우들은 관객위로겸 작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자 즉석 음악회. 영국에선 항상 날씨가 이래 관객들과 농담 따먹기도 하고. 서비스 정신이 좋군.
막상 시작하니 비가 더 오는건 뭐냐. 빗소리와 싸우며 배우들은 목소리 높여. 관객이 생쥐꼴로 덜덜 떨며 관람하니 극전개 템포는 무지 빠르게. 그나마 다행이지. 극이 원체 너무 길었음. 이게 비가 안 왔으면 다르게 느꼈을려나.

하여간 비가 폭풍같이 쏟아지는 통에, 비는 우비를 가차없이 찢고 얇은 여름옷은 물론 대책없이 속옷까지 다 적셔. 날씨는 가을 날씨같고 바람은 폭풍 불듯 하니, 홀딱 젖은 몸에 추위가 완전 장난 아닌게 가을에 야외수영장 들어간 느낌이었음. 바닥에 쫄딱 젖은 방석깔고 팬티만은 그래도 사수하고자 전전긍긍 버티고 앉아 있으려니 전에 느꼈던 한밤의 야외공연 낭만적 기분은 온데간데. 공연관람때는 우산도 못 쓰게 하지. 얼굴엔 비 덜 맞으려고 우비모자속에 숨어 고개는 숙이고, 우비모자 가상자리에 고이는 빗물 털어가며 눈만 겨우 치켜뜨고 관람.

어쨌든 이 공연은 사실 우리나라 옛날 순회 악극단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이었음. 배우들이 멀티 탈랜트로
악기도 꽤 다뤄 무대음악이니 음향효과를 무대위서 즉석 제공하며 자급자족. 옛날식 트렁크들을 배열하는 것으로 무대장식을 했는데, 무대셋팅 재배열이나 인물교체 의상교체등이 모두 관객이 보는 앞에서 자연스럽게 진행. 야외공연을 하다보면 그럴수밖에 없겠지.

햄릿이 흑인인데 옛날 같으면 그건 어림없었겠지. 그런데 햄릿의 실내복은 왜 그렇게 하얀 내복 같냐. 일부러 그런건가. ㅎㅎ. 무대의상은 수수한게 옛날풍 옷도 있고 요즘풍 옷도 대충 입고.

햄릿의 내용은 드라마틱하고 왕궁이 배경이지만, 옛날옛적 지방에서 지방으로 돌며 영국의 서민들 사이에서 순회 악극단이 공연하는 햄릿극을 상상하게 만드는 소박풍 햄릿 버젼이군 싶었음. 사용되는 악기들도 옛날 사용되던 서민풍.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유명한건 영어의 음률이 시적으로 아름다운게 특히 잘 표현되서라는데 외국말이니 그건 잘 모르겠지만, 고어는 좀 최소화되고 언어는 현대적으로 많이 다듬어졌지 않나 싶고 그러면서도 확실히 음률적이고 스무스하게는 들리더군요.

공연하는 배우들이나 관람하는 관객들이나 정말 수고했음. 도중에 험난한 날씨를 못 이기고 돌아가신 분들도 꽤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심. 이게 웬 사서 고생? 완전히 너무나 열성적인 문화시민 모습이었어요. 이건 상 받아야 해. ㅎㅎ. 한여름밤의 어드벤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http://youtu.be/jHPu83hFRxQ

자기네들도 그런 얘기를 하네요. 셰익스피어도 그 시대 그냥 마을에 불쑥 들러 이런 공연을 했을거다. 셰익스피어가 자기네 공연 좋아했을거다.

공연예술회 페이지에서 영국 글로브극장 추가정보를 위해 빌려옴.
참 가지가지 다양한 세상이야. 그래서 세상은 재밌는 거구나 생각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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